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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푸드 트렌드] MZ세대가 열광하는 음식 문화 분석: 헬시플레저부터 미닝아웃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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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MZ세대에게 음식은 더 이상 단순한 끼니가 아니다. 부티크 피트니스 클래스를 마친 후 식물성 저당 단백질 바를 선택하는 한 소비자의 모습은, 단순한 허기 해소를 넘어선 복합적인 자기표현 행위다. 이 선택에는 건강에 대한 관심, 윤리적 신념, 그리고 사회적 정체성까지 담겨 있다. 이처럼 음식은 MZ세대의 가치관을 드러내는 가장 중요한 매개체로 자리 잡았다.

 

 

 

MZ세대가 열광하는 음식 문화 분석: 헬시플레저부터 미닝아웃까지
푸드 산업 지형을 바꿀 4가지 핵심 트렌드

 

새로운 미식 방정식, 음식이 정체성이 될 때

2025년 MZ세대의 음식 지형도는 크게 두 가지 문화적 흐름으로 정의된다. 첫째는 희생 없이 즐겁게 건강을 추구하는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둘째는 개인의 윤리적 신념과 소비를 일치시키는 미닝아웃(Meaning Out)이다. 이 두 흐름은 때로 겹치며 시너지를 내고, 경험 경제(Experience Economy)와 초개인화(Hyper-Personalization) 기술이라는 증폭기를 통해 더욱 강력해진다. 2025년 가장 성공적인 식품 브랜드는 바로 이 네 가지 영역의 교차점에서 탄생할 것이다.


표 1: MZ세대 음식 문화의 핵심 기조: 헬시플레저 vs. 미닝아웃

차원 헬시플레저 (Healthy Pleasure) 미닝아웃 (Meaning Out)
핵심 동기 "어떻게 하면 건강하면서 '동시에' 행복할 수 있을까?" "나의 구매가 나 자신과 나의 가치관에 대해 무엇을 말해주는가?"
주요 발현 형태 제로 슈거/제로 칼로리 제품, 고단백 스낵, 기능성 식품 식물성 대체 식품, 푸드 업사이클링 제품, 윤리적 소싱
연관 키워드 #어다행다, #로우스펙, #제로슈거 #가치소비, #지속가능성, #비건
내재 가치 개인의 웰빙, 지속가능한 자기관리, 죄책감 없는 즐거움 사회적 책임, 환경 의식, 공동체적 영향력
 

 


1부. 헬시플레저: 웰니스를 향한 맛있는 추격

헬시플레저는 고통스러운 절제와 엄격한 식단 관리가 지배하던 과거의 다이어트 패러다임을 완전히 뒤바꾼다. 이제 건강 관리는 지속 가능하고 즐거운 라이프스타일의 일부로 인식되며, 건강을 위해 맛을 타협하지 않겠다는 철학이 그 중심에 있다.  

 

1.1 제로섬 게임: 탐닉의 재정의

'제로 슈거, 제로 칼로리' 열풍은 헬시플레저 현상의 가장 상징적인 단면이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탄산음료, 과자, 심지어 주류와 같이 전통적으로 '죄책감'을 유발하던 즐거움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허가증'을 발급하며 관련 시장 카테고리를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다.

이 트렌드는 맛의 만족감을 유지하면서 당 섭취를 줄이려는 욕구에서 비롯되었으며, 나트륨, 칼로리 등을 줄인 '로우스펙(Low-Spec)' 식품의 부상을 이끌었다. 특히 음료 시장은 주요 격전지로, 롯데칠성음료(밀키스 제로, 펩시 제로 슈거 망고향), 코카콜라(환타 제로 포도향) 등 주요 기업들이 앞다퉈 제로 칼로리 제품을 출시하며 경쟁하고 있다. 이 흐름은 음료를 넘어 제로 탕후루, 아이스크림, 커피믹스, 소스, 숙취해소제에 이르기까지 시장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었다.  

 

주류 시장 역시 '제로 슈거' 개념으로 혁신을 맞았다. 롯데칠성음료의 '새로' 소주는 스스로를 '제로 슈거 소주'로 명확히 브랜딩 하며 시장을 정의하는 성공 신화를 썼다. '새로'의 성공은 팬데믹 이후 높아진 건강에 대한 관심을 정확히 포착하고 강력한 브랜드 정체성을 구축한 결과다. 이러한 소비 심리의 기저에는 '어차피 다이어트할 거면 행복하게 하자'는 의미의 '어다행다'라는 신조어가 자리 잡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여전히 '속세의 맛'을 원한다.  

 

이 '제로' 트렌드는 단순히 건강을 위한 선택을 넘어, 죄책감을 관리하는 심리적 도구로 기능한다. 설탕이나 칼로리라는 죄책감의 주된 원인을 제거하면서도 맛과 소비의 '경험'은 그대로 유지시켜 주기 때문이다. 이는 소비 패턴에 중요한 변화를 야기한다. 과거 일주일에 한 번 마시던 일반 탄산음료를, 이제는 '제로'라는 이유로 죄책감 없이 세 번 마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특정 제품은 '가끔 즐기는 보상'에서 '일상적으로 허용되는 즐거움'으로 역할이 바뀌며, 시장의 역학 관계와 수요 예측 모델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1.2 단백질의 격상: 기능성 연료에서 라이프스타일 필수품으로

과거 운동선수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고단백 식품은 이제 건강(단백질)과 즐거움(맛, 편의성)을 완벽하게 결합하며 주류 라이프스타일 간식 및 디저트 카테고리로 격상했다.

고단백·저당 디저트 시장은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편의점 디저트 시장은 2026년까지 4조 5,380억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며 , 글로벌 저당 식품 시장 역시 2029년 235억 2,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성장의 배경에는 '퍽퍽하고 맛없는 건강식품'이라는 단백질 제품의 고정관념을 깬 브랜드들의 노력이 있었다. '아임닭'과 같은 브랜드는 '맛있는 닭가슴살'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개척하며 소비자 인식을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이제 단백질은 단백질 바, 쿠키, 초코볼, 칩, 아이스크림 등 즐거움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형태로 출시되고 있다. 근육 회복과 포만감 등 단백질의 중요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미디어를 통해 널리 알려진 것도 이러한 트렌드를 뒷받침한다.  

 

'맛있는' 단백질 브랜드의 성공은 MZ세대에게 기능적 이점(단백질 함량)만큼이나 사용자 경험(맛, 식감, 브랜딩)이 중요하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그들은 단순히 영양 성분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라이프스타일을 소비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식사와 간식의 경계를 허무는 '식사의 스낵화(Snack-ification)' 현상을 가속화한다. 단백질 쿠키나 바가 아침이나 점심 식사를 대체하는 경우가 늘면서, 식품업계는 이제 모든 제품군에서 영양학적 프로필과 기능적 가치를 고려해야 하는 새로운 경쟁 환경에 직면하게 되었다. 일반 쿠키는 이제 다른 쿠키뿐만 아니라, 비슷한 맛을 제공하면서 '더 건강한' 대안으로 여겨지는 단백질 쿠키와도 경쟁해야 하는 것이다.

 

1.3 바이오 해킹의 시대: 초개인화 영양 솔루션

기술은 헬시플레저를 구현하는 궁극적인 동력으로, 일반적인 건강 조언을 넘어 'N=1'의 초개인화된 접근을 가능하게 한다. 이제 개인은 데이터를 통해 자신의 건강을 정밀하게 최적화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시대의 핵심 키워드는 '소비자 맞춤'으로, 극도로 세분화된 취향과 건강 목표를 충족시키기 위한 데이터 확보가 필수적이다. 풀무원의 스마트 무인 즉석조리 자판기 '출출 박스 로봇셰프'는 단순한 판매 기기가 아니라, 개인 맞춤형 식단 제공이라는 궁극적 목표를 위해 소비자 데이터를 수집하는 전략적 도구다.  

 

더 나아가 DTC(Direct-to-Consumer) 유전자 검사 서비스는 개인의 DNA를 분석하여 신진대사, 영양소 흡수, 음식 민감성 등 유전적 특성에 기반한 맞춤 식단과 운동법을 추천한다. '핏타민'과 같은 구독 서비스는 설문, 건강 데이터, 약사와의 1:1 상담을 통해 개인 맞춤형 영양제를 제공하며, 정밀하고 편리한 건강 관리를 지원한다. 'Bokha', 'NutriSmart' 같은 모바일 앱은 바코드 스캔만으로 알레르기 유발 물질, 첨가물, 영양 정보를 즉시 확인하게 해 줌으로써 소비자가 실시간으로 정보에 입각한 선택을 하도록 돕는다.  

 

이러한 흐름은 권위의 중심이 공중 보건 가이드라인에서 개인의 생체 데이터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소비자는 기술의 도움을 받아 자기 몸의 최고 전문가가 되어가고 있다. 이는 대량 생산에 기반한 거대 식품 기업들에게 큰 도전 과제가 될 것이다. 이들은 민첩하고 데이터 기반의 생산 및 추천 엔진을 개발하기 위해 푸드테크 스타트업에 투자하거나 인수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미래의 식품 마케팅은 수백만 명에게 동일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적시에 단 한 사람에게 최적화된 추천을 제공하는 'B2Me(Business to Me)' 모델로 전환될 것이며, 이는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재정의할 것이다.  

 
 

2부. 미닝아웃: 신념을 소비하는 시대

'가치소비'로도 불리는 미닝아웃은 자신의 구매력을 통해 신념을 표현하는 MZ세대의 핵심적인 소비 특징이다. 이들에게 음식 선택은 자신이 지지하는 가치에 투표하고, 원하는 미래를 만들어가는 적극적인 행동이다.  

 

2.1 식물성 식단의 당위성: 나와 지구를 위한 선택

식물성 식품 시장의 성장은 미닝아웃 트렌드가 낳은 가장 중요한 상업적 결과물로, 개인의 건강과 지구 환경에 대한 윤리적 관심이 결합하여 강력한 성장 동력을 만들어내고 있다.

'MZ+에코세대'로도 불리는 이들은 기후 변화에 대한 관심이 높으며, 지속가능한 식습관을 중요한 실천 방 안으로 여긴다.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식물성 식품을 선택하는 이유로 '건강'(80%)이 가장 높았지만, '환경친화적'이라는 응답도 70%에 육박하며 강력한 동기로 작용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CJ제일제당의 '플랜테이블', 풀무원의 '지구식단' 등 대기업 브랜드들이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풀무원의 식물성 '런천미트'는 출시 약 17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 개를 돌파했으며, 하반기 매출은 상반기 대비 145%나 증가했다. CJ '플랜테이블'은 누적 판매량 800만 개를 넘어섰고, 2025년까지 매출 2,0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직 초기 단계인 국내 대체육 시장 역시 연평균 5.4% 성장하여 2025년 295억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트렌드는 육류 대체품을 넘어 식물성 아이스크림과 케이크 등 디저트 영역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이들 브랜드의 성공 비결은 익숙함에 있다. 단순히 '비건 푸드'를 파는 것이 아니라, 떡볶이, 만두, 런천미트처럼 소비자에게 친숙하고 사랑받는 메뉴를 식물성으로 재현함으로써 잠재 고객의 진입 장벽을 낮췄다. 또한 건강과 환경이라는 두 가지 동인은 강력한 '가치 제안 스택'을 형성한다. 소비자는 개인의 건강을 위해 제품을 구매하면서, 동시에 환경 보호에 기여한다는 윤리적 만족감까지 얻을 수 있다. 이는 제품을 가격 민감성이나 비판으로부터 더 자유롭게 만들며, 전통 육류 산업이 단순한 비즈니스 경쟁자가 아닌, 윤리적·환경적 담론에 직면하게 만들고 있다.

 

2.2 업사이클링 혁명: 음식물 쓰레기에서 미식의 보물로

푸드 업사이클링은 '폐기물'이라는 부정적 개념을 독창성, 혁신, 환경 보호라는 긍정적 스토리로 전환하며 미닝아웃을 가장 창의적으로 구현하는 방식이다.

'어글리어스'와 같은 구독 서비스는 맛과 영양에는 문제가 없으나 단지 모양이 예쁘지 않다는 이유로 버려지는 '못난이 농산물'을 구조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 전 세계 농산물의 3분의 1이 외관상의 이유로 폐기되는 현실 속에서 , 이들은 농가에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하고, 소비자에게는 저렴한 가격의 농산물을 공급하며, 환경적으로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다각적인 가치를 창출한다.  

 

대기업들도 전용 브랜드를 론칭하며 이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익사이클'은 깨진 쌀과 콩비지로 고단백 스낵을 만들고 , 오비맥주는 푸드 업사이클 스타트업 '리하베스트'와 협력하여 맥주 제조 부산물(맥주박)로 만든 '리너지바'를 출시, 크라우드 펀딩에서 목표액의 60배가 넘는 3,000만 원을 모금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버려지는 빵으로 맥주를 만드는 싱가포르의 '크러스트 그룹'처럼 세계적인 트렌드와 궤를 같이한다.  

 

업사이클링 제품의 성공은 그 안에 담긴 강력하고 전달하기 쉬운 '스토리'에 있다. 소비자는 단순히 과자를 사는 것이 아니라, 사회 문제에 대한 재치 있는 해결책에 동참하고 있다는 만족감을 얻는다. 이러한 서사적 가치는 제품 매력의 핵심 요소다. 이 트렌드는 표준화와 외형적 완벽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기존 산업 식품 생산 논리에 도전하며, 완벽함보다는 진정성과 자원의 소중함을 가치 있게 여기는 새로운 미학을 제시한다. 이는 장기적으로 유통업계의 상품 기준에 영향을 미치고, 식품 생산 전 과정에 대한 투명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일 것이다.

 

2.3 접시 위의 일상적 행동주의: 작은 실천, 큰 영향력

미닝아웃은 특정 제품 구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집단행동을 조직하고 기업의 변화를 유도하는 풀뿌리 소비자 운동으로도 나타난다.

'용기 내 챌린지'가 대표적인 사례다. '용기(courage)를 내서 용기(container)를 내자'는 언어유희를 담은 이 캠페인은 음식 포장이나 식료품 구매 시 개인의 다회용기를 사용하도록 독려한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에서 시작되어 유명인들의 참여로 확산된 이 챌린지는 해시태그를 통해 유기적으로 퍼져나가며, 일회용 플라스틱에 반대하는 가시적인 사회적 메시지를 만들어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포장 폐기물 문제에 대한 대중의 경각심을 효과적으로 환기시켰다. 이 운동은 카페나 시장에서 다회용기 사용 고객에게 할인을 제공하는 등 기업들의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소비자 주도 마케팅'의 힘을 보여준다. 가장 강력한 캠페인은 때로 기업이 아닌 소비자의 가치관에서 자발적으로 발생하며, 이러한 움직임에 귀 기울이고 동참하는 브랜드는 강력한 신뢰와 충성도를 얻을 수 있다. 이는 일종의 '연성 규제(soft regulation)'로 작용하여, 정부의 법적 규제가 마련되기 전부터 기업들이 더 지속가능한 방식을 채택하도록 압력을 가한다. 고객의 용기를 거부하는 식당은 부정적인 여론에 직면할 위험이 있는 반면, 이를 환영하는 곳은 무료로 긍정적인 홍보 효과를 누리게 된다. 이는 소비자와 기업 간의 권력관계를 변화시키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3부. 통합하는 힘: 경험 경제

경험 경제는 단순히 또 하나의 트렌드가 아니라, 헬시플레저와 미닝아웃을 통합하고 증폭시키는 강력한 힘이다. 이제 '무엇을' 먹느냐만큼 '어떻게', '어디서', '왜' 먹느냐가 중요해졌다. 특별한 '경험'은 건강한 선택을 즐거운 탐닉으로, 지속가능한 선택을 특별한 가치로 격상시킨다.

3.1 식사를 넘어서: 경험주의 미식의 부상

MZ세대에게 외식은 음식 자체보다 그 행위가 제공하는 독특하고, 기억에 남으며, 공유할 만한 경험의 총체다. 브랜드들은 이제 음식이 아닌 이야기와 맥락을 판매한다.

농심의 '짜파게티 분식점'이나 '새우깡 어드벤처' 같은 팝업스토어는 단순한 시식 행사를 넘어, 소비자가 브랜드 세계관에 몰입하고 즐길 수 있는 고도로 상호작용적인 게임 공간으로 설계되었다. 이러한 이벤트는 기존 제품에 새로운 문화적 활력을 불어넣는다. 백화점 또한 단순한 푸드코트를 넘어, 예약하기 힘든 유명 맛집을 한데 모은 '미식 큐레이션'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하우스 오브 신세계'는 이러한 전략으로 개점 1년 만에 141%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글로우 성수'는 끊임없이 입점 브랜드를 교체하며 푸드홀을 역동적인 발견의 장으로 만들었다.  

 

코카콜라의 '레드리본 위크'나 고급 호텔들은 미쉐린 셰프와의 한정 협업을 통해 희소성과 독점성을 창출하며, 한 끼 식사를 모두가 갈망하는 문화적 이벤트로 탈바꿈시킨다.  

 

이러한 경험 설계의 핵심 목표는 종종 '콘텐츠 생성'에 있다. 공간, 음식 플레이팅, 상호작용 요소 모두가 사진 찍기 좋고 공유하기 쉽게 디자인되어, 고객을 자연스럽게 브랜드 홍보대사로 만든다. 이는 '물리적-디지털 피드백 루프'를 형성한다. 온라인 플랫폼 '컬리'가 오프라인 팝업 '오프컬리'를 열어 실체적인 경험을 제공하면 , 그 경험이 다시 온라인에 공유되어 디지털 플랫폼으로의 트래픽을 유도하는 식이다. 이제 외식업은 단순히 다른 식당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콘서트, 전시 등 소비자의 시간과 지출을 차지하려는 모든 엔터테인먼트와 경쟁해야 한다. 음식은 이제 즐거워야만 한다.  

 

3.2 '인스타그래머블'이라는 지상명령: 비주얼이 맛을 지배할 때

소셜미디어 시대에 우리는 눈으로 먼저 먹는다. 음식과 공간의 시각적 매력, 즉 '인스타그래머블'함은 이제 성공의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되어 메뉴 개발부터 인테리어 디자인까지 모든 것을 지배한다.

'인스타그래머블'이라는 키워드는 특히 '카페 투어'가 활발한 카페 및 디저트 업계에서 3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핵심 트렌드다. 소비자는 맛을 보기 전에 시각적 정보로 음식의 가치를 판단하며, 이는 맛에 대한 기대감과 인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성공적인 비주얼은 독특한 플레이팅, 생생한 색감과 질감의 대비, 그리고 '쇼'적인 요소를 포함한다. 3단 트레이에 담겨 나오는 '살라댕 스페셜 삼단 트레이'나 , 테이블 위에서 솜사탕이 녹아내리는 '솜사탕 스키야키' , 셰프가 눈앞에서 고기를 잘라주는 '부처스 트롤리' 등은 모두 영상으로 담기 완벽한 순간을 연출한다.  

 

이제 음식 자체가 하나의 '포토존'이 되어야 한다는 압박은 셰프와 레스토랑 경영자에게 요리사를 넘어 비주얼 전략가로서의 역할을 요구한다. 이는 '보기에 좋은' 것과 '맛이 최상인' 것 사이의 잠재적 충돌을 야기할 수도 있다. 가장 성공적인 브랜드는 단순히 유행하는 시각적 요소를 좇는 대신, 브랜드의 철학과 깊이 연결된 독창적이고 진정성 있는 비주얼 정체성을 구축하는 곳이 될 것이다. 메뉴 개발 단계에 '비주얼 디자인'이 포함되어야 하며, 식기 선택과 조명 디자인까지도 중요한 마케팅 결정 사항이 되었다.

 

3.3 새로운 전문가주의: 페어링 문화의 민주화

더 깊이 있고 지적인 경험에 대한 갈망은 MZ세대 사이에서 페어링 문화의 부흥을 이끌고 있다. 전통적인 와인 페어링을 넘어 위스키, 전통주, 수제 맥주 등으로 그 영역이 확장되며, 발견과 전문성에 대한 열망을 반영한다.

국내 주류 시장은 소주와 맥주를 넘어 위스키, 브랜디, 전통주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으며, 이는 술을 개인의 취향을 탐구하는 영역으로 보는 MZ세대가 주도하고 있다. 위스키 시장은 일부 조정 국면에 있지만, '뉴월드 위스키'나 RTD 하이볼처럼 접근성을 높인 제품들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전문가와 소비자들은 '음식 색과 와인 색 맞추기'나 '파전엔 막걸리'와 같은 '실패하지 않는' 페어링 팁을 활발히 공유하며 지식의 문턱을 낮추고 있다. 더 나아가 섬세한 꽃향기의 전통주와 담백한 수육을 조합하거나, 새해를 맞아 '복'을 상징하는 사케와 '출세'를 상징하는 생선을 짝짓는 등 의미와 스토리를 담은 페어링이 제안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즐거움의 지성화'를 의미한다. 이들에게 즐거움은 앎을 통해 깊어진다. 증류법, 테루아, 술의 역사에 대해 배우는 것 자체가 경험의 일부가 되는 것이다. 이는 바텐더, 소믈리에, 심지어 소매점 직원에게 '교육자'이자 '스토리텔러'라는 새로운 역할을 부여한다. 브랜드 역시 제품에 대한 교육적 콘텐츠와 서사를 제공함으로써 더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고 충성도 높은 팬덤을 구축할 수 있다. 이제 레스토랑의 주류 메뉴는 단순한 구색 맞추기를 넘어, 고객을 유인하는 핵심적인 차별화 요소가 되고 있다.  

 

결론: 2025년의 접시, 자아를 비추는 거울

2025년의 푸드 트렌드는 결코 무작위적인 유행의 집합이 아니다. 이는 개인의 안녕을 향한 열망(헬시플레저),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헌신(미닝아웃), 기억에 남는 순간을 향한 추구(경험 경제), 그리고 기술이 부여한 정밀함(초개인화)이라는 MZ세대의 핵심 가치가 응축된 일관된 표현이다. 오늘날 우리의 접시는 이 복합적인 정체성을 비추는 거울과 같다.

 

 

2025.09.14 - [건강한 먹거리] - 2025년 지속가능한 식탁: 푸드 업사이클링과 대체 단백질에 대한 심층 분석

 

 

 

앞으로 이 트렌드들 사이의 경계는 더욱 흐려질 것이다. 미래는 이러한 가치들을 완벽하게 통합한 제품과 브랜드의 차지가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업사이클링 식재료를 사용하고 유명 셰프와의 가상 다이닝 경험을 제공하는 초개인화된 식물성 식단 구독 서비스가 그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이제 식품 산업이 마주한 과제는 단순히 사람들을 먹이는 것을 넘어, 그들의 진화하는 정체성을 반영하고 함께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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